2012년 3월 25일 일요일

다 자란 자녀와 어떻게 대화할까?



“ 오빠 왜 나한테 전화 안 하고 그래?” 그녀의 목소리가 격앙되어 있었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돌아온 그 남자는 집안끼리 아는 그 여자와 몇 번 가족 모임에서 만났다. 지난여름 방학 때 그녀가 그가 사는 뉴욕으로 여행을 했다. 그녀의 부모가 부탁을 해서 방을 빌려주고 유명 관광지 안내를 해 주었다. 뉴욕은 숙소가 너무 비싸 남녀 불문하고 방을 내주는 것이 예의로 되어 있었다. 단지 그 일을 했을 뿐인데 그녀는 남자를 보자 마치 연인이나 부부 라도 되는 것처럼 전화는 왜 안 했느냐며 따지고 들어 남자가 매우 황당했다. 



가족 미팅 에서 생긴 일 
 




남자의 어머니는 “ 그 애가 부모에게 말하는 태도를 보니 가정교육이 영 글렀더구나. 그 애 부모를 괜찮은 사람으로 보았는데 애가 부모를 동네 강아지에게 하듯 마구 닦아 세우는 것을 보니 정나미가 떨어지더라.” 라고 말했다. 그 후로 두 집안은 서서히 관계가 멀어졌다.
부모 자녀간의 대화는 단지 두 사람의 갈등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녀의 사회생활을 좌우한다. 말버릇이 무례한 부모 밑에서 자란 자식들은 부모 말버릇을 고스란히 배워 사회생활에서도 타인에게 불쑥 불쑥 무례하게 말해 미움을 산다. 당연히 부모와도 대화가 잘 안 된다. 점차 만나면 원수 같고 헤어지면 그리운 고약한 사이로 변한다.



당신의 에티켙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 
 



그렇다면 다 자란 자녀와는 어떻게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자녀에게도 절대 무례하게 말하면 안 된다. 부모가 성인이 된 자식의 등짝을 손바닥으로 치며 “ 이 등신아. 너 때문에 못 살겠다”,“ 너는 왜 그 모양이냐?” “ 하고 다니는 꼬라지 하고는...” 등의 막말을 쏟아 내면 자식이 그대로 배운다. 말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 처음에는 별 영향력이 없어 보이지만 반복해서 듣는 동안 뇌에 깊이 새겨지면서 자기 말이 된다. 부모의 말은 가장 반복적으로 많이 듣게 되어 있어서 자식의 뼈나 피부처럼 뇌 속 깊숙이 새겨진다. 자식이 부모 말을 그대로 배워 부모는 물론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도 퍼부으며 살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듣고 말버릇을 배운다. 
 
아이의 엄마 따라 하기 
 

둘째, 다 자란 자식에게는 잔소리를 삼가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바르게 기르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 연유로 충고하고 지적하고 비평하기 쉽다. 그러나 어떤 좋은 말도 듣는 당사자가 귀찮은 지적이나 간섭으로 해석하면 잔소리에 불과하다. 자식도 사춘기 이후가 되면 자기가 알아서 하고 싶은 영역이 넓어진다. 그 때부터는 부모의 잔소리와 간섭은 그런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부모와 지식은 자라 온 사회 환경이 다르다. 부모는 국민 소득 몇 천 불 시대 사람이지만 자식은 2만 2천불 시대에 산다. 절약이나 물건 아끼기의 개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부모세대는 이 사람만큼 가난하게 살던 사람들이 많았다. 



요즘 애들은 이렇게 부유하게 자란다.



 



예전에는 조용한 골방에서 공부해야 잘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에 세상의 모든 도서관이 다 들어가 있다. 컴퓨터 없이는 제대로 공부를 잘하기가 어렵다. 예전에는 생활 주면 이야기로 충분히 친구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TV나 인터넷을 뒤져 새로운 소식을 찾아 두지 않으면 친구들과의 대화에 못 낀다. 그런 환경 변화를 무시하고 부모가 자식의 공부에 방해 된다며 인터넷 선을 가위로 싹둑 잘라버리거나 컴퓨터 그만하라며 화부터 내면 자식은 부모님이 싫어하니 지금부터는 컴퓨터를 멀리 해야겠다고 반성하는 대신 부모님이 나를 싫어해서 트집을 잡는다며 분노하고 반항한다. 자식에게 이유를 제대로 묻지 않고 자신의 기준과 다른 행동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소리치며 화를 내는 것은 자식과의 대화를 단절시키려는 행동으로 간주된다. 자식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누가 보아도 매너 없이 굴면 당연히 무섭게 꾸짖어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럴 때도 가급적 간단하고 짤막하게 감정은 빼고 말해야 자식이 부모 말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다.

 

어린 아이도 인격을 존중하며 말해야 한다. 
 


셋째, 자식에게도 듣기 싫어하는 말은 삼가야 한다. “머리 꼴이 그게 뭐니?" 집에 일찍, 일찍 다니면 어디 덧나니?” “ 공부 안하고 빈둥거리더니 자알 한다. 점수가 그게 뭐냐? 점수가” “ 결혼은 언제 할 거냐?” “ 취직은 안 하고 평생 백수로 살래?” 부모에게 이런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지식들은 마음에 치유가 불가능한 상처를 받는다. 부모들은 대체로 자식은 자신의 분신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말해도 이해할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자식은 말하는 사람이 부모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들으면 더 깊은 상처를 받는다. 오죽하면 부모의 


“ 결혼 안 하냐” 라는 말이 다그치는 것으로 들려 명절에 부모님 만나러 고행 내려가기가 겁난다는 젊은이들이 그렇게 많겠는가?
자식이 어느 정도 자라면 손님 대하듯 깍듯이 대접하고 인격을 존중하며 말해야 부모도 자식에게 깍듯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자식이 부모에게서 달아나지 않고 부모 곁에 머물게 할 수 있다. 위에 소개한 세 가지만 생활 속에서 실천해도 다 자란 자녀와의 대화가 많이 부드러워 질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