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7일 화요일

초등 4학년 선생님 말씀이 어린 나의 운명을 바꾸셨다. .



이정숙의 자녀교육 3탄 




 나는 초등 4학년 담임선생님의 “ 너는 어쩌면 책을 그렇게 잘 읽니? 꼭 아나운서 같다” 는 성생님의 한 마디에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가슴에 꽂혔다. 우리 친정아버지는 사법 시험에 여러 번 실패하셨다. 맏이여서 그 과정을 지켜보았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아버지가 못 이룬 법관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탔다. 초등 3학년 미래 희망 조사에서 항상 법관에 항상 동그라미를 쳤다.




나도 모르게 법관의 꿈을 키웠다.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그 무거운 사명감을 벗겨 주셨다.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지만 포기         안 하고 지원했다. 합격해서 20년 재직했다. 사표 내고 미국 가서 그 연장선상인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해 그 분야 전문가로 평생 직업을 삼았으니 선생님 말씀이 내 팔자를 완전히 바꾸어 놓으신 셈이다.





선생님의 한 마디가 내 우명을바꾸다, 






아이들은 자신의 처지에서 부모, 선생님처럼 절대 권력자의 말은 바람결로 스쳐간 말 한마디에 까지 마음이 송두리째 움직인다.

우리 작은아들이 초등학교 때 그것을 분명히 일깨워 주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라 가사 노동과 직장생활로 지쳐 파김치가 되는 것에 자주 짜증을 내곤 했다. 그 때는 지속적으로 일해 주는 가사 도우미 구하기도 만만치 않았다. 도우미가 들락날락 하는 바람에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 마침내 일 잘 하는 도우미를 만났다. 모처럼 휴일을 쉴 수 있게 되었다. 도우미가 출근 안하는 휴일, 손가락 하나도 꼼짝 않고 누워 있고 싶은 소망 밖에 없었다. 막 쉴 참에 누군가가 초인종을 여러 번 동시에 눌렀다. 무겁게 몸을 일으켜 천천히 현관문을 열었다.
“ 옆집에 새로 이사 왔어요. 인사나 드리려고...” 해맑은 얼굴의 새댁이 수줍은 표정으로 말간 랩으로 싼 팥 시루떡을 내민다.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의례적인 인사치레만 하고 돌려보냈다.





모든 것이 귀찮아서 그냥불쑥 말한 건데... 


나는 원래 콩 종류를 안 좋아했다. 떡 중에서도 가장 싫어하는 것이 팥 시루떡이었다. 피곤은 하고 좋아하지 않는 팥 시루떡 때문에 무거운 몸을 일으킨 것이 썩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서 떡을 식탁에 팽개치며 나도 모르게 중얼거린 모양이다. “귀찮게 시리”라고


작은아들은 난시가 심해 외출을 몹시 싫어했다. 축구나 야구 같은 야외 놀이는 엄두도 못내다. 그 결과 친구가 없었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했다. 걱정 되었다. “ 친구가 얼마나 중요한데 친구 좀 사귀어 봐” 라고 충고했다. 아들이 약간 격앙된 목소리로 “ 엄마가 친구는 귀찮은 것이라고 하셨잖아요.” 라고 대꾸한다. 어이없었다. " 얘 좀 봐 큰일 날 소리를 하네. 엄마가 언제 그런 말을 했다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남편에게 민망하기도 했다. 아들은 내 자신 없는 태도에 힘을 얻어 ” 접 때 옆집 아줌마가 떡 가져왔을 때 그러셨잖아요. ‘귀찮게 시리.’ 라고“ 당당하게 말하고는 내 눈을 말끄러미 들여다본다. 망치보다 훨씬 큰 해머로 머리를 한 대 ”쾅“ 하고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런 게 아니라 엄마가 너무 지쳐서...“ 나도 모르게 구차한 변명을 쏟아냈다. 변명이 안 통했다. 결국 ”엄마가 잘못했군. 미안해. 그런 생각 말고 친구 좀 사귀어 봐“ 라고 애원하며 항복했다. 





우리 아들은 친구와 노는 것을 싫어했다. 

애원이 먹혔는지 그 후 미국 공부하러 가며 아이들을 데리고 갔는데 거기서는 친구를 잘 사귀었다. 지금은 친구가 너무 많아 가끔 귀찮을 정도다. 군에 면회 갈 때도 면회 못 오는 친구 누군가의 음식을 준비하게 해서... 뭐 즐거운 푸념이다. 가끔 내가 아이들에게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 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 내가 아이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았지 그렇지 않았다면 전혀 모른 채 아이가 아이에게 친구 못 사귄다고 성화나 대며 관계를 악화 시켰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 팔자를 어떻게 바꾸었을지 오싹해 진다. 선생님이나 부모의 말은 아들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만큼 파워풀하다.





부모의 사과로 아이가 친구를사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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