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2일 수요일

공부 방법에 관하여



저는 지난 주 한 외국인 친구를 만나 우리의 공부 방식에 대한 생각을 해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미국인 친구는 방학을 맞아 아들이 아빠가 계시는 한국으로 와서 지내게 되었답니다. 그는 아들에게 승마를 가르치고 싶어서 국내의 한 승마장에 데리고 갔답니다. 코치가 승마복으로 갈아입고 오라고 해서 준비를 마치고 나가보니 말에 안장도 얹혀 있고 아이는 올라타기만 하면 되도록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끝나 있더랍니다. 



승마는 말과의 마음 교환부터 




그 분이 깜짝 놀라서 “ 아니 아이가 이런 식으로 말을 탄다고요?” 라고 되물었답니다. 그 분 생각으로는 승마를 배우려면 적어도 기수가 말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등을 어루만지며 먼저 소통해 보고 말의 안장을 직접 얹으며 말의 속성을 이해하는 과정이 승마 타기의 중요한 과정인데 그것을 생략하도록 너무 준비를 잘해 둔 데 대해 놀랐답니다. 그러나 조련사는 그 분 질문에 “ 그게 무슨 말이냐?” 라는 식으로 되묻더랍니다.


말과 교감이 되어야 승마의 진수를 배울 수 있다. 


저는 그 미국인 친구 말을 듣고 우리나라 교육의 단기 목적, 기초 공부 생략 문화의 문제점이 다른 선진국 교육에 비해 노력은 죽어라 훨씬 많이 하고 결과는 훨씬 뒤지는 원인이 확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건물도 줄긋기 공부부터 한 사람들이 짓는다. 


저희 큰아들은 미국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는데 연필로 줄긋기만 일 년을 하더군요. 처음에는 아들도 컴퓨터 캐드CAD로 설계하면 그만인 이 편리한 세상에 쓸데없이 매일같이 연필로 줄이나 그으라고 한다며 투덜대더군요. 그러나 줄긋기 공부 일 년을 마치자 “줄긋기를 오래 시키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라고 말하더군요, 줄긋기는 아무 생각 없이 연필로 찍찍 선을 그으라는 것이 아니라 수평과 수직, 직선, 사선 등의 의미를 손과 감으로 익히는 중요한 공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더군요.


캐드를 사용하기 전 선만 2년을 그렸다. 


제가 아는 한 20대 여성은 대학 졸업 후 초콜릿 아티스트인 쇼콜라가 되려고 프랑스에 유학을 갔는데 6개월 동안 초콜릿은 구경도 안 시켜 주고 화학만 배웠다며 투덜대더군요, 저는 그런 기초 교육이 있기에 쇼콜라를 굳이 한국에서 안 배우고 프랑스까지 유학 가서 배우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초콜렛 만들기를 배우기 전에 화학 공부부터 한다. 



우리나라는 아이들에게 무지막지하게 공부를 많이 시킵니다. 그런데 뿌리인 기초 공부를 소홀히 해 시간 투자 대비 효과는 빈약합니다. 말을 타기 전에 말과 친해지고 안장을 얹으며 말의 속성을 이해 한 다음 말을 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을 번거롭게 생각하지 않고 공부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모든 준비가 다 되어 있는 말 위에 올라 앉아 타서 타기만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간에는 끝에 가서 메울 수 없는 격차가 생긴다는 점을 생각해 졸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아기 때의 놀이는 기초 공부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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