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2일 일요일

바른 독서가 외국어 공부 효율의 엔진이다.




“ 정말로 아드님이 7개 국어를 하나요? 과연 가능한 일인가요? 저는 우리 애가 영어 하나라고 똑 부러지게 잘하는 것이 소원인데.” 



엄마는 아기를 통해 새로운 소원을  성취하고자 한다




우리 작은아들이 대학 재학 중에 <공부기술> 이라는 책을 써 초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일로 세상에 아들의 존재가 알려졌다. 많은 엄마들이 우리아들은 외국어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정말로 궁금해 했다. 우리 아들이 미국에서 대학교 졸업하고 프랑스에 가서 불어로 대학원 입학시험 치렀는데 지원서에 할 줄 아는 외국어 쓰는 칸이 무려 20개나 있다고 했다
 7개 언어 정도 적는 애들은 보통이고 10개 이상 적는 애들도 수두룩하더란다.



수사학( 말하기) 을 공부하는 그리스 사람들 





    모든 교육이 다 그렇지만 언어 교육은 특히 기본기가 정말로 중요하다. 말 배울 때부터 바른 우리말을 익히고 풍부한 콘텐츠를 뇌에 입력시킬 수 있는 독서 습관이 몸에 배야 한다.

나는 운 좋게도 우리말을 다루는 아나운서로 20년간 재직했다. 집에 항상 베게만한 국어사전이 있었다. 직업상 애매한 언어 사용을 지적하고 수정해야 직성이 풀렸다. 내 자식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단어 의미를 잘못 적용하면 국어사전을 찾아서 바르게 사용하도록 했다. 또한 아이들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아이 때 반드시 읽어야 할 양서들로 방안을 채워 두었다. 



책 속에 묻혀 살다보면 책 읽기가 재미있어진다. 




 첼리스트 장한나씨가 한 TV 인터뷰에서 스승인 로스트로포비치 부인이 12살 때 도스토옙스키의 책들을 읽으라고 권해서 어렵지만 여러 번 읽었더니 이해가 되더라. 아이들의 독서 수준을 무시하면 안 된다.“ 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장한아와 로스트로비치




 나는 전적으로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 나는 임신 중에 내용을 잘 골라 사 모은 책들을 아이들이 태어난 후 거실 바닥에 책을 뿌려 언제든지 손에 닿기만 하면 잡아 당겨 읽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결과 우리 아들은 독서광이 되었다. 우리아들은 어릴 때 밖에 나가 놀만한 체력이 못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체육 시간에 단골 교실 지킴이 신세였다. 방과 후에는 방안에 틀어 박혀 집에 있는 대부분의 책들을 읽었다. 그 중에는 칸트, 데카르트 등의 100권짜리 철학 전집도 있었다.




아이가 중1 되던 해에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에 공부하러 가면서 데리고 갔다. 미국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꽤나 영어를 열심히 가르쳤지만 현지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아이들은 영어가 별로 필요 없는 가사, 요리, 미술, 체육 수업만 받아야 했다. 친구도 없는 데다 숙제도 없어 시간이 남아돌자 원래의 취미인 독서에 빠져 들었다. 주로 한국에서 이미 읽은 철학책 영어 버전들을 찾아 읽었다. ”이미 한글로 읽은 것들을 영어로 다시 읽으니 영어 단어 안 찾아도 금방 이해가 돼요.“ 라며 재미있어 했다. 그 결과 우리 아이의 영어 실력은 부쩍 부쩍 늘었다. 




 독서로 영어 자신감이 생기면 외국인 친구 사귀기가 쉽다. 




우리 아들 어렸을 때는 프르타크 영웅전, 일리야드, 오딧세이, 니벨룽겐의 반지 같은 서양 역사 속 영웅담들이 많이 번역되어 나와 있었다. 그 책들을 영어로 읽어보니 여전히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라틴어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아야겠다며 라틴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미 책 내용들이 여러 버전으로 뇌에 입력되어 있고 라틴어 배우려는 의지가 뚜렷한데다 언어라는 기본 개념이 확고해서 금세 라틴어로 된 자료들을 찾을 정도의 실력이 생겼다. 


그리스 신화의 원전 연구를 위해 그리스어도 그런 방식으로 배웠다.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익힌 후 불어를 공부하자 아주 쉽게 익혔다. 불어로 프랑스에서 가장 들어가기 어렵다는 그랑제꼴 그것도 미술사 학교 입학시험을 치러 합격했다. 프랑스에서 미술사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이태리어원서와 아랍어 원서를 읽어야 해낼 수 있는 과제물이 많았다. 그래서 이태리 역사책을 원서로 읽을 만큼 익히고 아랍미술사 원서도 읽을 만큼 아랍어를 익혔다.




아랍 상점




지금은 무한 경쟁시대, 자기표현 능력이 부족하면 높은 스펙도 무용지물이 되는 세상이다. 기업으로서는 생산직 사원들이 자기가 만든 물건의 콘셉트를 정확히 설명해야 협의가 잘 이루어져 쓸모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영업직 사원들이 상품에 관한 흥미로운 스토리를 풀 수 있어야 잘 팔고 이윤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래서 잘나가는 기업일수록 신입 사원 채용에서 학과 성적보다 자기 표현능력을 더 중요시 한다. 거기다가 시장의 범위가 글로벌로 넓어지면서 외국어 능력은 대단히 중요한 채용 조건이 되었다.




글로벌 인재 전쟁



중요한 것은 우리말 표현이 서툰 사람은 외국어로는 더욱 서툴다는 것이다.
머리에 든 콘텐트가 부실하면 제아무리 뛰어난 발음과 영어 테크닉을 익혀도 수준 높은 대화를 하지는 못한다. 발음이 어눌해도 내용이 좋으면 언제 어디서건 환영 받는 영어를 할 수 있다. 그 밖의 외국어도 양서를 골라 머리부터 채우고 바른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쉽게 높은 수준까지 배울 수 있다.   




내용이 좋아야 대화가 잘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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