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7일 금요일

유능한 엄마가 돈 들여 아이를 망친다.


 지난 주말 육아잡지 <앙팡> 기자와 “어린이 언어 발달”에 관한 인터뷰를 했다. 이 잡지의 3월호 기획 기사이다.
요즘 아기의 언어 발달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엄마들이 아이의 언어 발달을 위해 개인 교습을 하거나 학원까지 찾는다고 한다. 나는 7개 국어 하는 아들을 길렀지만 그런 식으로 아이에게 공부 스트레스를 준적은 없다.


언어를 잘 배우게 하라면 억압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강압적인 일을 거부한다. 물론 개인 교습이나 집단 교육을 하는 분들이 재미있게 해 줄 것이다.  그러나 어린 아기들이 의도적으로 시간 정해두고 하는 교육에 줄곧 재미를 느낄 수 없다.

억압은 누구도 좋아할 수 없다. 



유능한 엄마보다 좋은 엄마가 아이를 더 잘 키운다고 생각한다. 유능한 엄마는 자기가 아는 것이 많으니 자기 기준이 확실하다. 예를 들면 아기가 이 나이 때는 이런 것을 배워야 한다는 의지가 너무나 확고해 아이가 좋아하지 않아도 반드시 시켜야 한다고 믿고 밀어붙이기 쉽다. 그래서 돈 들여 아기를 망치는 경우가 정말로 많다. 억지로 하다 보니 칭찬이나 격려도 해야 하니까 하는 의무감으로 해서 진정성이 안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좋은 엄마는 안전이나 매너 문제가 있을 때만 나서고 아이가 자발적으로 알아서 놀 기회를 많이 주기 때문에 칭찬이나 격려에 진정성이 우러난다.


칭찬도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으면 입에 발린 소리에 불과하다. 


< 앙팡> 인터뷰 며칠 전 EBS-TV에서 <마더 쇼크>라는 기획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엄마들이 아기와 놀아주어야 정서가 발달한다는 말을 너무 믿어 아기를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장면을 보았다. “엄마랑 블럭 쌓기 할까? 싫어? 그럼 전화 놀이할까?‘ 하며 아기가 아닌 엄마 기준의 놀이를 강요하는 것이다.


같이 놀기를 강요하면 체벌이 된다. 


2월 초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엄마에게 절대 칭얼대지 않는 프랑스 아기를 보고 충격 받은 미국 엄마가 프랑스 엄마들의 육아법을 취재해 기사로 썼는데 그 비결은 아기를 건드리지 않고 혼자 놀게 하는 것이었다. 아기에게 엄마도 쉴 권리, 친구 만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엄격하게 알려 아기가 알아서 시간을 재미있게 지내는 방법을 찾도록 양육하기 때문에 아기가 엄마와 어디를 외출하건 칭얼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 유학 온 학생 중 프랑스 출신 우등생이 많다. 알아서 놀도록 하는 좋은 엄마가 아기를 더 잘 키우는 것이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아주 어린 아기도 자기 할 일 스스로 하게 하면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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